탈출

**에피소드 4: 숲속의 귓속말**

인공주는 숲속으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마을의 정적과는 대비되게, 숲은 낮은 소리로 속삭이는 듯했다. 나무들이 서로를 맞부딪히며 내는 소리에는 무언가를 숨기는 듯한 찰나의 비밀이 담겨 있었다.

좁은 길을 따라 깊이 들어갈수록, 그녀의 불안감은 더 짙어졌지만 호기심 또한 크게 다가왔다. 이 섬에는 비밀이 많아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자신이 어쩌면 이곳의 진실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득, 인공주는 발 아래의 작은 돌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그 돌에는 미세한 각인들이 새겨져 있었다. 신의 형상을 본떠 만든 부적과 유사한 디자인이었다. "여기도 그들의 신과 관련 있는 건가...?" 그녀는 중얼거렸다.

돌을 주머니에 넣고 다시 걸음을 옮기자, 주변의 나무들이 마치 다가오듯 그녀를 휘감았다. 그 순간, 멀지 않은 곳에서 나지막한 몰래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인공주는 숨을 죽이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조심스레 다가갔다.

두꺼운 나무 뒤에서 세 명의 주민이 차분한 목소리로 거의 들리지 않게 대화하고 있었다. 그들은 신성한 제사와, 그 신에게 바쳐질 '특별한 공물'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인공주는 공물이라는 단어에 의문이 생겼다. 그들이 말하는 특별한 공물이란 무엇일까?

그 순간, 바람이 거세게 불어 그녀의 존재를 드러냈다. 주민 중 하나가 돌아보더니 깜짝 놀라며 인공주를 발견했다.

"누구세요?" 그의 목소리에는 놀라움과 경계가 섞여 있었다.

인공주는 잠시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대답했다. "저는 단순히 산책 중이에요. 이곳의 아름다움에 무심코 발길을 멈췄을 뿐입니다."

주민은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곧 피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래도 숲속은 위험할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마을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겁니다."

미소를 지어 보인 인공주는 주민들에게 등을 돌리고 마을로 돌아섰다.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아까 그들의 대화가 계속 맴돌았다. 특별한 공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더 알아낼 필요가 있었다.

마을로 돌아온 그녀는 준비가 한창인 축제의 화려한 불빛을 멀리서 쳐다보며 결심했다. 이들 사이에 진정한 트러블 메이커가 되어야 할 시간이었다.

밤이 깊어지고 있었고, 마을 중앙에 모인 주민들의 환호 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그들의 웃음 소리 뒤에 숨겨진 비밀을 풀어야 할 책임이 그녀의 어깨를 무겁게 눌렀다.

인공주는 결심했다. 이곳에서 하루 더 머물며 그들이 말하는 '공물'의 정체를 드러내기로. 그 진실 속에서 그녀는 분명 길을 찾게 될 것이었다. 낯선 섬에서의 탈출을 위해, 오늘 밤 그녀에게는 시간이 필요했다.

축제의 불빛이 그녀의 심장을 두드리는 박자와 맞춰 깜박였다. 그녀는 알아내야 했다. 그래야만 이 섬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