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의 분노

제1장: 암흑의 문

세종대왕의 전각에서는 깊은 침묵이 맴돌았다. 훌쩍이는 불빛이 고요한 밤을 조금씩 깨우며, 세종의 얼굴에 그림자를 던지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는 어둠 속에도 빛나는 별처럼 반짝였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문서 하나를 들여다보았다.

"이런... 이런 일이..." 세종의 목소리는 분노로 떨렸다.

장영실은 조심스레 말했다. "대왕께서는 이 문서를 보시지 않는 것이..."

세종은 그를 끊었다. "내가 보지 않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장영실은 말을 더 이상 이어가지 못했다. 그는 세종의 눈빛을 피하고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세종은 문서를 탁자 위에 던져놓고 일어섰다. 그의 눈은 분노로 타오르고 있었다. "내가 국민들이 글을 읽을 수 있도록 한글을 만든 것이 이런 결과를 가져오다니..."

집현전 학자들은 모두 숨을 죽이며 세종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또 어떻게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

세종은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의 가슴은 분노와 실망으로 뛰고 있었다. 그가 눈을 뜨고, 다시 문서를 주워 들었을 때, 그의 눈은 더 이상 눈물로 어둡지 않았다. 그 대신 그의 눈동자는 굳은 결의로 가득 차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것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세종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학자들은 모두 놀란 표정으로 세종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세종은 그들의 눈길을 피하며, 자신의 생각에 깊게 빠져 있었다.

"장영실." 세종은 고개를 들고 장영실을 불렀다.

"네, 대왕님."

"내가 만든 한글이 국민들에게 억울함을 주고 있다면, 그것은 이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해선 안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큰 변화가 필요하다. 그 변화를 준비하자."

장영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은 세종의 결의에 힘을 얻어 빛났다.

그들은 분노와 실망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기 위해 전각을 떠났다. 깊은 밤이었지만, 그들의 마음은 새로운 희망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희망은 세종대왕의 분노를 통해 새로운 불꽃을 피워냈다.